본문 바로가기
잡설

여러분은 사랑 없는 평등을 원하는가, 사랑 있는 불평등을 원하는가?

by JessieKhan 2024. 3. 25.
반응형

오로지 감정에 의해 非합리를 넘어 反합리적인 뭔가를 추잡스럽고 게걸스럽게 뜯어먹고파하는 사랑(∋성행위 등등)이라는 행위를 자행하면서 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건 모순이지 않은가? 특정인에 대한 예외적이고 배타적인 호의는 다른 이들에 대한 차별적인 태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임의의 상이한 인간 간에는 불평등이 존재하며 그러한 불평등의 존재로 인해 쌍방대등한 상호존중만으로 점철된 '합의'라는 것도 결국 이론상으로밖엔 존재할 수 없다. 임의의 성관계는 강간이다. 일방강간이냐 쌍방강간이냐로 사회적 대접이 갈릴 뿐 쌍방간 어떤 불평등도 존재치 않는 대등한 화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근본적 한계는 성행위에만 존재하진 않는다. 이런 한계를 굳이 넘어서는건 미래에 대한 계산이 어찌 굴러갈지 판단하고 행동하는 투자 내지 투기일텐데 투자자는 투자대상을 사랑해서는 안되잖던가?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특정 존재에 대한 배타적이고 예외적인 우대는 불평등과 다를 바 없다. 사랑은 논리적으로도 모순일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평등주의자들의 대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조국이 '멋진 남편 멋진 아버지'으로 추앙받는 현상은, 어떤 면에서는 평등주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심리인 것이다. 진보정치의 대모 심상정조차도 제 자식은 이우학교 보내고 로스쿨 보냈다. 나는 평등주의자가 제 가족을 예외적인 존재로 키워내는건 평등주의라는 대의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관념에 근거하는 가족주의는 평등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평등히 불평등히 평등히 우월해할 권리이지 않은가. 나야 심상정의 대의에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적극 지지하지만, 그 대의가 사랑이라는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가족주의와 양립할 수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가족주의를 적극 규탄하며, 가족주의에 빌붙어 살아가는 나 자신을 맹렬히 혐오하고 강력히 증오한다. 평등주의를 추구하면서 전혀 평등주의를 실천하지 않으며 사는 이 삶을 부끄러워하며 이런 부끄러운 삶을 그만 살고 싶어한다.

 

결국 인간의 사랑은 철저히 비합리적이고 차별적이다. 불평등과 차별이 '사랑이 이기는' 방식으로 근절될 순 없다. 사랑이 없다고 세상이 평등해지지는 않지만, 사랑이 이기는 한 세상은 평등해질 수 없다.

여러분은 사랑 없는 평등을 원하는가, 사랑 있는 불평등을 원하는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