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코리아마켓 유튜브채널에서 매일 임현우 기자가 진행하는 모닝루틴을 보다가 종이신문 읽기 연습을 시작했다. 나름대로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라 종이신문이 낯설지는 않다. 라이브 시청자 2천명 기념으로 사장실 습격방송에 나온 한국경제신문 사장의 조언을 본받아 다양한 관점이 동시에 들어오는 종이신문 읽기 연습을 시작했다. 자주 가는 편의점에는 종이신문이 들어오길래 거기서 천원씩 주고 사 읽는데, 방송에서 자주 보는 한경이 없길래 다른 경제신문을 찾다가 매일경제와 서울경제와 머니투데이 중 머니투데이를 집어들었다.
일단, 미국 동부시간 기준 2024년 7월 13일에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으로 인해 머니투데이 말고도 거의 모든 신문사의 헤드라인과 초반 몇 페이지가 도널드 트럼프의 사진으로 도배되었다. 이 때문에 주말 동안 뻔질나게 접한 뉴스들은 건너뛰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매입한 딜리버리히어로社의 수익실현 행보로 인해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 고통은 악화할 전망이다 지적하는 기사를 봤다. 창업주의 지분이 모두 매각된 상태라는걸 처음 알았다. 배달플랫폼 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접거나 기업을 팔아치우는 현금창출, 수익실현 행보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현명한 행보이긴 한데, 투자자에게 착취당하는 국민과 소상공인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나는 이미 배달의민족을 안 쓰고 있어서(물론 이는 딱히 배민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살 빼느라 그런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배민 보이콧에 한몫 거들고 있는 셈이나, 이런 사소한 이유로 배민을 거부할 수는 없는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이에 맞설 수 있겠는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다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이 갈등을 중재할만한 정치인이 필요하지만 그런 정치인은 현역 정치인들 중엔 보이지 않는다. 미국 정치가 트럼프마냥 무조건 강대강으로 들이받는 싸움만 하고, 한국도 윤석열과 이재명의 쌈박질을 보면 그보다 더하면 더헀지 덜하진 않은 편이다.
이런 극단적인 이분법적 정치흐름은 금융주 밸류업에 있어서도 별다를게 없어보인다. 김남이 기자는 주주환원과 금융기관 건전성의 두 가치가 상충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내부 의견충돌과 갈등이 존재한다 지적하고 있다. 이게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는 가치인가 회의가 들지만, 이것이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는 가치라는 생각은 더욱 터무니없어보인다. 뭐든 균형이 중요한 법이라지만, '정도껏'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연역주의자인 내가 괜히 머릿속으로 추상화해봤자 딱히 유의미한 해결책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정도껏'이라는 말을 듣다보면, 각종 일몰법 규제의 시행 또는 폐지를 언제까지 해낼거냐, 미룰거냐를 논하는 과정에서는 규제의 질이 어떤지를 먼저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연기를 골자로 하는 세법 개정안에서 암호화폐 과세 유예까지 논의된다는거 보고 구조가 딱 똑같은데 더 빠꾸없이 매운맛이란걸 알고는 결국 이 또한 '정도껏'인 이슈인가 싶다. 다만, 암호화폐는 내가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하고 있으면서 250만원을 넘는 수익을 맛보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희망회로를 돌려볼 뿐이다. 금투세 5천만원이랑 비교해도 너무 맵긴 맵잖은가. 가뜩이나 과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실무 시스템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태인데 과세의 당위성에만 맹목적으로 집착하느라 정말 중요한 작업을 방기하여 세무 관련 실무자들과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 같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의 오피니언란 HBM 기술 이야기는... 재밌긴 재밌지만 내가 잘 모르는 얘기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패스. 여러번 반복적으로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재밌으니까 여러번 읽어야곘지, 아마.
산업란은 사실 여러가지 확 땡기는 주제의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아이스크림 장사에서 편의점 PB상품이 레거시 상품을 밀어내고 매출 최상위권을 점하고 있다는 말이 처음 눈에 띈 정도. 60~70% 파이어세일 재고땡처리를 건드려 개이득 보는 소비자들의 이야기야 그냥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만 들더라. 그래도 이게 기업들의 재고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는 지적은 이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지만 꼭 이 기사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했을법한 내용이잖아? 하지만 진짜 몰랐던 내용을 지적하는 기사가 하나 있다. 우유팩의 화장지로의 재활용을 소개하는 기사는 부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내용이다. 우유팩이 다른 종이들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재활용 및 자원순환 전문가들의 말은 자주 들어봤지만, 이 기사는 우유팩이 재활용되어 뭘로 바뀌는지, 이 프로세스가 왜 충분히 흥하지 못하는지 등 내가 전혀 모르던 주제에 대하여 읽을수록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기사이므로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비만고양이 살빼는 약 얘기는 괜히 웃기다 ㅋㅋㅋㅋㅋ 나야말로 살 빼는 약 먹어야 하는데 인간들은 고양이 살 빼는 약도 만드는구나ㅋㅋㅋㅋㅋ 동물 의약품 개발은 사람 의약품 개발에 비해 프로세스가 빨리빨리 이뤄진다는 것도 듣고보니 그럴싸하네ㅋㅋㅋㅋㅋ 다만 나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그렇게 큰 돈을 덜컥덜컥 쓸 수 있는 집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걱정스럽다. 펫 보험도 보험업계에서 새로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던데 동물을 안 키우는 내겐 이 역시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실비 의료보험 등 인간들의 보험만큼 절실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쩌면 펫 산업의 고객으로 참가하는 여러 소비 경험마저도 고객의 계급을 드러내는 징표로 쓰이겠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고... 그치만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 온갖 뉴스 중에서 안 불편한 뉴스가 대체 어딨겠어?
모닝루틴 진행하는 임현우 기자는 주말에 기습 업로드한 모닝루틴 번외 영상에서 "인터넷 뉴스는 독자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뉴스를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게 만드는 종이신문을 권했는데, 과연 그 말이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직접 느꼈다. 또한 내가 예전에 봤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뉴스도 관련 주제를 다룬 여러 뉴스를 오랫동안 계속 보다보니 떠올라서 이불킥(?)하거나, 삶을 살아가면서 쌓이는 경험에 기반하여 뉴스 문해력이 상승하는 경험도 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 내가 위키니트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보니 관련 기사 추천한다는 인터넷 뉴스 링크에 혹하는 경향이 있는데, 종이신문에는 이런게 없어서 좋다. 그냥 매일매일 적절히 엄선된 기사만 모아놓은 김밥 내지는 ETF 느낌?
나는 경제뉴스를 삼프로TV / 슈카월드 / 채부심 / 성공예감 / 손경제 / 목돈연구소 / 증시각도기TV / 연합뉴스경제TV / SBS Biz 등에서 주로 접해왔다. 보면 알겠지만 다 귀로 듣는 뉴스들이다. 경제매체에서도 글을 직접 많이 읽는 경험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아침마다 경제신문을 아무거나 집어 읽는 연습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전까진 단행본만 읽었으니까. 앞으로는 하루 천원 아이스크림 한두개 값으로 이 짓을 꾸준히 해봐야겠다. 주로 편의점 신문 매대에 올라있는 보이는 경제신문 중에서 골라야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어로 된 경제뉴스도 종이신문으로 보는 연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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