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사람의 경제적 계급이나 경제적 특권이란게 참말로 묘합니다...
빚 없는 7.5억원짜리 아파트에서 금융투자소득을 포함해 연 2천만원의 불로소득으로 살아가는 무자녀 독거노인
7억 5천만원짜리 아파트를 자기자본 1.5억원과 빚 6억원 40년간 4.5%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매입한 부부합산 6천만원 버는 5인가구
어느 쪽의 계급이 더 높습니까?
판교에서 주5일 근무하며 부부합산 연 1억씩 버는데 4세, 6세 아픈 아이를 키우느라 돈을 못 모으는 30대 후반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부부
평택항에서 주 6~7일 일하며 연 1억씩 버는데 94세, 96세의 아픈 노부모를 부양하느라 결혼을 못한 50대 효자 트럭운전사
어느 쪽의 계급이 더 높습니까?
2023년 여름 분당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마 최원종네 가족이 사는 분당의 '낡은'(그러나 정비사업과 월판선과 GTX 등을 기대하며 30평 기준 12억은 찍는듯한) 아파트는 피해자들의 손해배상과 치료비 지원을 위해 매물로 나와야 할지도 모릅니다. 집은 사(buy)는게 아니라 사(live in)는 곳이어야 한다는 분들은, 최원종네 가족의 계급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원래 돈을 성기수술과 학업과 기타등등을 위해 모았는데 언니가 "누나 믿지?" 하며 홀랭 뺏어가서는 제 17점짜리 주택청약통장을 이용해 노부모부양 특별공급을 뚫어 저한테 빚까지 지게 만들었거든요? 물론 저는 그렇게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경기 남부 신축아파트의 분양권을 주둥아리에 물고 나서야 단순무식한 저축을 넘어 경제공부다운 경제공부를 시작했고 무사히 잔금대출과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아파트를 얻은 대신 수술과 학업이 최소 10년은 늦춰졌는데, 저의 계급은 어디쯤입니까?
제가 짧은 기간이나마 자산시장 버블을 체험하며 느낀게 이겁니다.
남에게건, 스스로에게건, 그 누구에게도 '돈 많다'는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누군가는 젊을 때 돈을 열심히 벌어서 유주택자가 되지만 누군가는 젊을 때 돈을 열심히 벌어서 시스젠더 인간이라면 할 필요도 없을 소비를 하고, 어떤 이성애자는 제 앞가림하기도 벅차다고 비혼 비출산을 다짐하지만 어떤 동성애자 부부는 법률혼이 인정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임신과 출산을 결정했더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신생아특별공급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발표되어 예정에 없던 개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사실 김규진 선생님께서는 분양시장에 기웃거릴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 여러분의 '돈 많다'는 빈정거림 또는 부러움이 듣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상상이나 할 수 있으십니까? 가족이 원래 갖고 있던 자산(Asset, Property, Stock 등등)이 많아도, 꾸준히 내 계좌로 유입되는 수입(현금흐름, Cash Flow)이 좋아도 인생에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에서 일컬어지는 '계급'이나 '특권' 담론에서의 우위가 확실히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2020년대 용인-수원-화성 일대의 신축아파트에서도 어떤 사람은 분양을 전액 현금박치기로 샀기 때문에 대출규제 따위 걱정 없이 평택 화양지구의 미분양 물량을 주워담아 잠재적 다주택자로 올라서게 된 반면 어떤 사람들은 저처럼 특별공급을 잘 찔러넣은 덕에 20대 맞벌이 부부가 합쳐봤자 500만원도 안되는 저소득으로 빠듯하기 짝이 없는 영끌을 하느라 고단한 삶을 사는걸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겸손히 제 앞가림이라도 잘 하자구요. 괜히 남을 부러워만 하진 말고. 남에게 부러움 산다고 쓸데없이 우쭐해하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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