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정신병자의 경제관념은 어떤 식으로 정리정돈되어야 하는가?

내가 정신병으로 한참 빌빌거리고 있던 시절에 비추어 사회생활 경험 없는 2030 젊은 정신병자의 경제관념이 어찌 기본기를 갖춰야 하는지 썰을 풀고 싶다.

 

나는 20대에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다 겨우 PC방 알바나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며 경제관념을 기를 수 있었다. 헌데 비슷한 테크트리를 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무탈히 버텨낸 후 막 30대에 접어든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경제관념이 없는 상태에서도 참 운 좋게 요리조리 안전지대로만 살아왔구나 하여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든다. 나는 20대 동안 이런 종말론적으로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견지하며 안전지대에서 살아왔다.

 

1. 복권이든 도박이든 그런거 하지 말자. 남들이 성공했다고 그거 해봤자 너는 반드시 실패한다.

 

2. 내가 오늘 힘들다고 내일이 편해지진 않지만, 오늘 편하면 내일은 오늘 안 힘든만큼 더 힘들다.

 

3. 내가 진 빚은 반드시 나를 갉아먹는다는 원칙을 명심하라. 특히 신용카드는 절대로 할부도 연체도 현금서비스도 카드론도 리볼빙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사항이며, 이와 같은 원칙만 잘 지킨다면 카드별로 좋은 혜택만 쏙쏙 뽑아먹고자 서너개씩 굴리더라도 아무런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4.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누구도 내게 꽁돈을 주지 않는다. 만약 내게 꽁돈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충성과 사랑을 바치되 지속가능히 바쳐라. 큰 것을 무작정 덜컥 넘겨주는 대신 꾸준한 물적, 심적 조공으로 성의를 보여라.

 

5. 가계부를 반드시 작성하라. 그냥 전자문서로 작성하지도 말고 수기로 작성하라. 혹시 회계학 전공으로든 아니면 우연히 주워들었든 거래의 8요소 따위를 접해봤다면 단식부기 말고 복식부기로 작성하기를 추천한다. 

 

6. 이자 잘 쳐주는 예금, 적금, 파킹통장 등을 계속 관리하여 월 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하라. 뭔 주식투자 채권놀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자가 뭔 대수인가 싶고 실제로 별 대수도 아님은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석달에 10원 받던 젊은이가 매달 만원 넘게 받고 계속 야금야금 불로소득을 늘려나가다보면 기부니가 조크든요.

 

7. 주식이나 코인이나 부동산이나 투자 같은거는 웬만큼 충분한 목돈을 모으기 전엔 하지 마라. 이게 목돈이 모여봤자 날려먹는거 한 순간이니 위험하다고 말리는 것까진 아니고, 20대 시절의 나 같은 중증 정신병자 젊은이의 사고방식은 그런 불장난을 감당하기엔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정 하고 싶거든 저축하는 동안 제도권 언론의 경제뉴스를 자주 챙겨보며 배경지식부터 늘려가다가 꾸준한 월 수입의 극히 일부로만 시작하길 권한다.

 

또 뭐 있지 암튼 이건 계속 생각나는대로 늘려놔야징